'배'하면 전남 나주가 떠오르지만, 보성에도 이에 버금가는 배 농가가 있다. 이중 지난 14년간 유기농업을 실천한 전남 최연소 유기농 명인 조효익 '보성 녹차골 배' 대표가 눈길을 끈다.
조 대표는 1976년생, 우리 나이로 46세 젊은 영농인이다. 그는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배 과수원에서 25살의 젊은 나이에 친환경농업을 시작, 지난 2019년 과수 분야 유기농 명인으로 선정됐다.
젊지만 결코 짧지 않은 배 농사 경력으로 조 대표는 '자연 그대로 농법'이라 부르는 친환경농업을 이뤘다. 자연 풀과 친환경 석회유황을 적극 활용한다. 살충제로는 때죽, 마삭줄, 제충국, 장록 추출액 등 4종을, 살균제로는 친환경 석회유황, 보르도액을 이용한다. 천연영양제로는 죽순, 아까시나무 추출액을 사용한다.
과수는 병해충에 약해 한 번 피해를 입으면 수확이 어렵고, 회복하는 기간이 길어 유기농 재배가 어려운 작목이다.
이에 따라 산속에 따로 떨어진 배 과수원이 병해충 발생이 낮은 것에서 착안해 풀 관리를 최소화하고, 건강한 토양관리를 위해 유기농 퇴비와 낙엽, 전정가지 등을 함께 작업해 토양 유기물 함량을 높였다. 또 천적을 만들어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풀을 적정 높이로 관리하고, 배나무 해충 방제 트랩과 교미교란제를 설치한다. 유기농업자재로 고시된 충제와 은행추출물 등 다년간 축적한 노하우의 천연 약제도 사용한다.
조 대표의 녹차골 배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한 잔류 농약 검사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순천대 친환경농업센터, 인증업체 등을 통해 1년에 4번 이상 잔류 농약을 검사한다.
조 대표는 '친환경 배의 생명은 소비자와의 약속이다. 우리가 생산하고 유통하는 배는 마지막까지 모두 친환경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꼼꼼하게 인증해, 매년 전남 유통망을 뛰어넘어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그는 "친환경농업은 많은 농가가 함께해야 경쟁력이 있다"며 "사명감도 중요하지만, 힘들어도 소득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농업회사법인 ㈜녹차골을 운영하는 조 대표는 현장에서 익힌 유기농법 노하우와 재배기술을 지역 농업인과 공유하고, 농가가 수확한 배를 경기도 학교급식으로 공급하는 등 지역 농가소득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친환경투데이 원정민기자 press@gflab.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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