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욕심을 내면 살이 찌고 건강이 나빠지듯 농산물도 영양, 수분이 과다하면 생육상태가 나빠진다는 신념으로 이른바 과유불급형 유기농을 실천, 억대 소득을 일구는 농부가 있다.
주인공은 순천에서 친환경 애호박 재배로 건강과 소득을 한꺼번에 잡은 김태현(55) 유기농 명인이다.
김태현 유기농 명인 (사진 : 전라남도)
김 명인은 편도선염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하며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게 됐단다. 애호박을 자연수정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7년여간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식물 추출물을 효소화함으로써 벌을 유인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또한 경운기, 트랙터 등 기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여러 작물을 돌려짓기해 토양을 관리한다. 판매하기 위한 일정 수준의 수확물을 제외한 나머지 생산물과 부산물은 모두 거름으로 쓴다. 각종 병해충에 맞는 방제약을 일일이 쓰다보면 작물이 연약해지므로 병해충 방제약은 주의해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김 명인의 노하우다.
노지재배에서는 물 관리가 힘들지만 시설하우스에서는 수분 조절이 가능하다. 모종을 옮겨심기 전에 하우스 내부 소독을 철저히 하고, 토양이 완전히 젖도록 충분히 물을 뿌려준다. 옮겨심은 후에도 뿌리가 힘을 기를 수 있을 때까지 자주 물을 준다. 천연자재라도 너무 많이 사용하면 물을 더 줘야 하기 때문에 쑥, 미나리 등을 사용한 천혜녹즙, 당귀와 감초 등을 사용한 한방영양제를 물에 희석해 필요에 따라 사용한다.
이같은 과유불급형 친환경농업을 꾸준히 실천한 결과 지난 2007년 유기농인증을 획득했고, 2011년에는 채소 분야 전라남도 유기농 명인 12호로 지정됐다.
현재는 1㏊정도의 시설 하우스에서 애호박, 고추, 감자 등 13개 품목을 재배해 20t 정도 생산하고 있다. 생산품은 학교급식과 생협 등을 통해 전량 납품하며 연 소득이 1억 2천만 원에 이른다.
김 명인은 "친환경 농업을 통해서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기자 hajun@organic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