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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에서 텀블러 선택 가능 매장 10%에 불과해

"자발적협약 맺은 기업들 중 키오스크 주문은 단 3곳만 가능"


녹색연합 조사 결과 전국 374개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에서 텀블러 주문이 가능한 매장은 36곳으로 10%에 불과했다.

키오스크 내 텀블러 선택 불가(좌) / 키오스크 내 텀블러 선택 가능(우) (사진 : 녹색연합)

녹색연합은 자발적으로 참가한 53명의 시민과 함께, 각 시민들의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키오스크가 설치된 카페 등 76개 브랜드 매장의 키오스크 내 텀블러 주문 가능 여부를 조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환경 오염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시민들은 텀블러 사용을 실천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하다. 키오스크 주문은 확대되지만 키오스크에서 텀블러 사용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이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텀블러 사용 의지를 가진 시민들 조차 포장시 일회용컵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의 책임은 큰 이유다. 커피전문점이 일회용품 사용 저감을 위해서는 키오스크 내 텀블러 선택값을 추가해야 한다.


2018년, 식음료를 판매하는 주요 19개 브랜드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19개의 브랜드 중 키오스크 시스템을 도입한 브랜드는 16곳이지만, 그 중 키오스크에서 텀블러 선택이 가능한 브랜드는 단 3곳뿐이다.


자발적협약을 맺은 브랜드들은 텀블러 사용 장려를 위해 텀블러 사용시 가격 할인 혜택을 음료 판매액의 10%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다. 할인 혜택을 제공함으로 텀블러를 사용하도록 유인하여 일회용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취지이다. 그러나 키오스크 시스템에는 텀블러 선택 항목이 없어, 소비자로 하여금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유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일회용품으로 인한 폐기물의 발생의 원천적 저감하겠다는 협약 기업들의 약속은 키오스크 시스템에는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키오스크 내 텀블러 선택 가능 비율은 시민조사를 진행한 프랜차이즈 62개 브랜드나, 자발적협약을 맺은 브랜드나 10%대로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자발적협약을 맺은 기업이 같은 업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녹색연합 설문조사 결과 키오스크에서 텀블러 선택이 가능하다면, 텀블러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91.6%였다. 기업이 키오스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 이유다. 개인텀블러의 사용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지금보다 할인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55.8%, 할인 강화시 텀블러를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97.2%였다.


2020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의 텀블러 사용 활성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2.7%가 가격 할인 혜택 확대, 28.3%는 에코포인트 등 인센티브 혜택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3명 중 2명이 텀블러 사용 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22년 할인 혜택을 300원에서 400원으로 높인 후 텀블러 주문 건수가 20% 증가했다는 점에서 텀블러 사용 할인혜택을 강화한다면 시민들의 텀블러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사회적 기반 마련을 위해 기업의 역할은 중요하다. 환경부와 자발적협약을 맺은 기업들은 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는 것일까? 녹색연합은 일회용품 사용 저감에 책임이 있는 자발적협약 19개 브랜드 기업에게 ‘일회용컵 쓰레기 저감 대책, 텀블러의 사용 확대 방안, 키오스크 시스템 개선 등에 관한 질의서’를 보냈다. 질의서에 회신한 브랜드는 9곳뿐이었으며, 10곳은 응답하지 않았다. 응답한 9곳의 기업 중 구체적 시기나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한 곳은 한곳도 없었다.


기업들은 이미 키오스크 시스템에서 텀블러 선택이 불가능한 문제를 알고 있었다. 사실상 키오스크 시스템 개선에 의지가 없는 것이다. 기업은 ESG 경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하지만 정작 텀블러를 사용하는 주문 절차를 개선은 하지 않는다.


빽다방은 키오스크가 설치된 매장의 비율은 54%였다. 전체 매장의 절반에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지만, 키오스크에서는 텀블러 주문이 불가능하며, 텀블러 사용에 대한 안내가 없다. 전체 매장의 절반에서 소비자가 텀블러를 이용하기 어렵다. 특히, 롯데리아는 키오스크 설치 비율이 약 90%에 이른다. 거의 모든 매장에서 텀블러를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시민조사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은 “생각보다 텀블러 선택을 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많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친환경적인 제품 생산 및 홍보에만 집중하지 말고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기회와 권리를 보장했으면 합니다.” 등 기업의 말뿐인 정책에 당황하기도 했고,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일회용컵 사용 저감을 위해서 기업과 정부는 시민들이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일회용컵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기업은 일회용컵 사용 저감을 위한 노력에 책임이 크다. 우선 키오스크에 텀블러 선택 항목을 추가하여야 한다.


텀블러 사용 확대를 위해 텀블러 사용 권장 홍보를 진행하고, 현재보다 높은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환경부와 일회용품 사용 저감을 위해 자발적협약을 맺은 19개 브랜드의 선도적인 역할이 시급하다. 협약 브랜드의 시스템 개선은 다수의 매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환경부는 지속적인 텀블러 사용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해 제도를 개선해야한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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